명절 연유 부모님과 친척집을 찾아 인사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에
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아직 살림에 눈을 뜨지 않은거 같다.’
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신기해서 다시 여쭈어 보았습니다.
‘아니, 뭘 보고 그게 보이시는 건가요?’
어머니는 말슴 하셨습니다.
‘보면 알지’
저의 눈에는 명확히 보이지 않지만 어머니 눈에는 보이는 것
현장도 다르지 않습니다.
각 현장에 들어온 신입과 숙련자가 현장을 보고 대하는 시야와 생각을 많은 차이가 존재합니다.
우리는 현장에서
연출의 의도를 파악하고
카메라의 움직임을 예측할수 있어야 하며
배우의 감정과 상태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이유가 있다
예전 선배들이 자주 해주었던 말입니다.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에는 모두 이유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판단을 하는 위치에 오르기 전까지는
보고자의 입장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영화는 수 많은 스텝과 배우 등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하는 공동작업 입니다.
연출, 카메라, 조명, 사운드, 미술, 분장, 의상, 편집, 액션, 후반작업
그리고 배우까지 함께 모여서 어울려지는 하나의 공동작업으로서 작품을 완성하는데
어느 하나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각 파트의 감독(책임자)들은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서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고민을 하였을 것입니다.
이해할 수 없고 현실적이지 않은 시도를 하기도 해서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할때도 존재하지만
그들의 의도는 현장에서 표현이 됩니다.
봉준호 감독은 봉테일이라 불리울 정도로 많은 준비를 하는것으로 유명합니다.
예전 미술감독에게 참고 이미지를 넘겨 주었는데 그 용량이 1테라가 되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카메라, 조명, 의상, 분장 등 다른 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숙련된 감독들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닌
다음 또 다음의 컷트와 씬, 연결을 염두하고 계산을 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완성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지시를 내리는 경우가 많이 존재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현재 카메라에 보이지도 않는 부분을 준비하는 일은
많은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현장에 변수는 항상 존재한다
현장은 수 많은 사람들의 공동작업이기에
갑자기 어떠한 상황이 생길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철저하게 사전 준비를 했다고 해도 변수는 항상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배우의 차가 펑크가 나는 경우
배우가 갑작스레 급체를 하는 경우 부터
촬영장소 근처에서 예정에도 없던 공사를 하는 경우
날씨가 급변하여 비가 쏫아지거나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경우
카메라가 갑작스레 고장이 나는 경우 등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변수가 일어나는 곳이 현장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닥쳤을 때
때론 단호하게
때론 유연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겁먹거나 당황하지 말고
차분하게 여유를 가지고 대처하시길 당부 드립니다.
우리는 변수가 일어나는 상황들을 알려고 노력을 해야하며
책임자가 되었을때 이러한 상황들도 함께 계산을 하고 대응을 해야
가장 적절한 지시를 내리 수 있습니다.
현장은 시간과의 싸움
현장에 근로 시간이 정해지면서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여유가 많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좋은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로 환경이 좋아진다는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제가 영화, 드라마 작업을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해도 정해진 근로시간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정해진 분량을 다 소화해낼때까지 촬영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24시간을 지나 3일 밤낮을 끈임없이 일하는 것은 기본이였고
촬영용 버스에 올라타면 공용 사우나 앞에 주차를 하고 씻고 나오면
다시 촬영을 위해 출발하는 상황이 비일비재 하였습니다.
오로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잠깐의 시간은 버스 이동시간이 유일하였고
식사를 거르고 일하는 일도 빈번하였습니다.
현재는 근로시간이 정해지고 철저히 지키려 노력하기 때문에
촬영 현장이 예전에 비해서 많이 좋아 졌지만 단점도 존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촬영 시간이 대폭 줄어들면서 창작자들은
창작을 위한 여유 시간이 많이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제작사, 투자자를 포함한 각 파트의 감도들은
작품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더욱 치밀한 계산을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현장을 나가시게 되신다면
대본과 시나리오를 보면서 촬영 할 내용을 파악하고
카메라의 위치를 유심히 살피면서
배우의 연기 호흡과 감정선을 인지하면서
더 나아가 이어질 씬과 컷을 생각하시며
혹시 모를 변수를 파악하시길 당부드립니다.
한 장면에 수많은 생각과 고민, 감정들이 들어가 있고
각 파트의 감독들이 모여 한 컷, 한 씬을 표현하기 위해서
수많은 밤을 고민하고 만들어 낸 결과물 입니다.
일반 관객들이 생각할 수 없는 수많은 고민과 생각들이 담겨서 나오는게 작품입니다.
이런 모든 부분이 아는 만큼 보이는게 현장입니다.